카-슨 타운 하우스 단지의 600동 중 절반에 달하는 약 300동이 한국인들에게 팔려나가자, 가장 신이 난 사람들은 그곳에서 이미 살아 오고 있었던 기존 백인 주택 소유주들이었다.

이제까지 렌트로 들어 온 사람들이 자신들의 집안을 엉망으로 써왔을 뿐만 아니라, 타운 하우스 내 수영장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과 경관을 위한 조경시설도 함부로 마구 사용하며 훼손해서 분위기가 험해져 있었는데, 그래도 책임감이 있고 깨끗하게 사용할 줄 아는 한국인들이 많이 들어 왔으니, 이제부터는 관리가 제대로 되리라는 기대가 팽배하게 되었다.

나는 그때 막 부동산 면허를 얻어 인근의 미국인 브로커 밑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 브로커도 그 동안에 내가 살고 있는 이 타운 하우스를 다섯 채나 투자로 사놓고 있었다.

그리곤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는 타운 하우스 가격에 “오늘 한 채를 더 살까?” 아니면 “내일 어제 산 것을 팔까?’하면서 희희 낙낙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타운 하우스 관리 사무실에서 각 가정으로 한달 후부터 이제까지 50불씩 하던 관리비를 100불씩, 100% 올리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하였으니 그리 알고 납부하라는 통지가 날아왔다.

모든 한국사람들이 이 갑작스러운 관리비 인상통지에 “왜 우리가 이사 들어오자 이렇게 관리비를 대폭으로 인상하느냐!?” 아연하며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관리 사무실의 회계가 그 동안 관리비를 지불하지 않은 약 80명 가량의 3개월 이상 관리비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였는데, 관리비 인상의 주최자인 관리협회의 흑인 회장이 근 1년 가까이 관리비를 체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한국인 입주자들은 그때부터 감정적으로 흥분하기 시작하면서, 그때 당시 유행하던 말로 “이것은 인권탄압이며 소수민, 특히 동양인에 대한 인권 차별행위이다” 하면서 관리비 인상 반대는 물론 관리비 납부조차 거부하기 시작하였다.

나도 너무나 갑작스럽고 많은 관리비의 인상과 한인들의 집단반발에 당혹하며, 나의 브로커에게 “이렇게 많은 인상을 해도 되는 거냐? 그리고 왜 흑인 회장은 일년 가까이 관리비를 내지 않느냐?”라고 물었더니, 그 친구는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관리비는 인상해야 한다!”라고 대답하면서, 나에게 한국인 소유주들에게 관리비 인상에 협조하도록 설명하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흑인 회장의 체납에 대하여는 무어라고 한참 설명을 하였는데, 그때 나의 영어가 충분하지 못해서 자세히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주택 한 채를 가지고 있는 나보다, 다섯 채를 가지고 있는 그 경험자 브로커가 관리비를 인상해야 한다고 하는데 에는 무언가 내가 알지 못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갖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사실을 한국인 소유주회의에서 그들에게 알려주고 설명하려 하였으나, 그들은 나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흑인회장과 한 통속으로 몰면서 난처하게 하였다.

일이 이렇게 되자 가장 당혹스러워 하는 사람들은 바로 나의 브로커를 비롯한 많은 투자자들과 이제까지 성실하게 관리비를 지불해 왔던 약 150 여명의 기존 백인 입주자들이었다.

새로 들어온 한국인 소유주들과 함께 이 타운 하우스 단지를 멋지게 일으켜 보고 싶어 했던 이 사람들은, 내용을 잘 모르는 한국인들이 반대를 하면서 관리비 인상은커녕 기존 관리비 납부조차 거부하는 바람에 관리 사무실의 재정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나는 마침 나의 아이들의 학령기도 되고 해서, 입주한지 1년 만에 정리하여 그 타운 하우스를 4만 5천불에 처분하고 그곳을 나왔다.

그러나 그 후에 그 관리 사무실은 재정이 모자라 마침내 파산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은행의 융자가 거부되면서, 그 안에 살고 있었던 많은 한국인들과 다른 소유주들은 그 후 약 5-6년 동안 주택을 팔지 못하여, 주택가격도 원래의 구입가격 정도인 2만불 대로 하락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하여 이러한 어려움을 한동안 겪은 후에 관리비가 인상되고 정상적인 관리가 되면서 다시 주택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키 한. 뉴-스타 부동산 토렌스 지사 근무. 직통: 310)968-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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