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번지는 아침


   가을 날씨에 비가 자주 내린다. 산은 온통 붉은색으로 단장을 하였다. 서북미의 날씨는 본격적으로 비가 많이 오는 우기로 바뀌었다. 가을이 되면서 해가 지는 시간도 빨라졌다. 오후 6시가 지나면 찾아오는 손님도 뜸하고, 일하는 직원들도 이미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둘이 남는다. 둘만의 시간이 많아졌다. 늦게 오는 손님을 위해 도움이 필요하면 벨을 누르세요 안내문을 입구에 붙여놓고 산장도 일찍 닫는다. 벽난로에 통나무 장작을 넣고 불을 지핀다. 아내는 맛있는 음식을 조리하여 어름내 땀을 흘린 심신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장어, 송이구이, 뚝배기 된장끼개 까지 매운탕 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그리고 제 시간에 식사를 하게되었으니 쓸데없이 군것질을 하던 일도 잠시 멈추었다.


잠시 20대 청년시절을 뒤돌아 보았다. 산에 다니면서 외치던 구호가 있다. 산에 다니려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그래서 먹고 먹고 또 먹자, 옆구리가 꿰지도록 먹자., 있을 때 먹자. 먹을것이 귀하고 군것질도 없었던 그 시절에는 언제 어디서나 먹을 것이 보이면 주저않고 고맙게 먹어치웠다. 편식? 밥 투정? 은 있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모든 먹거리가 꿀맛이었으니까. 산행을 마친후 동료끼리 마주하며 먹는 하산주(下山酒). 술을 가장  많이 마신것도 그 즈음이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마셔도 쉽게 취하지 않아 늘 뒷 뒤치닥거리를 맡아했다. 그리고 하루에 두갑이 넘는 줄 담배까지. 결국 그것이 원인이 되어 40대 후반에 신장이 다 망가지고 5년간의 신장 투석 끝에 기적같이 신장이식 수술을 받게 되었다. 담배를 완전히 끊은 것은 10년이 넘었고, 가끔 포도주를 마신다.

 

산장에서 저녁 식사가 끝나면 오전내내 컴퓨터에 저장한 여러가지 자료들을 골라서 본다. 뉴스, 영화, 드라마, 역사, 여행, 설교 등 다양하다. 산에 사는 곰이 겨울 잠을 자는 것처럼 마치 동면을 시작한 듯한 기분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니 기분 좋은 하루가 시작된다. 거울을 보며 여러가지 모양의 얼굴을 만들어 본다. , 웃기는 친구야! 누구? -! 바로 너! 입을 벌려 소리내어 웃어 본다. 하하- 헤헤- 히히- 흐흐- 호호- 하하하하하-! 허허허허허! 으하하하-. 입을 가장 크게 벌리고, ----- 를 계속 하다보면 내 모습이 너무도 우스꽝스러워 뱃속에서 부터 너털 웃음이 터져나온다.


  우서방이 이 짓을 계속하는 것은 스스로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서이다. 훤하게 벗겨진 이마, 눈가에 각인된 잔주름과 내천()자가 상대방에게 결코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더구나 입까지 꽉 다물고 있으면 보는 이로 하여금 짜증나게 한다. 그러므로 나부터 밝아져야 한다. 즐거운 하루를 보내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하루 하루가 모여 인생여정을 만드는 것이니까. 그리고 웃음 띤 얼굴로 만나는 즐거운 하루가 시작하는 거다. 누구보다 내가 먼저 미소지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세상의 근심, 걱정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범사에 감사하라 는 말씀을 이렇게 실천하기로 한 것이다. 인터넷을 보며 최근에 유행되고 있는 유모어를 찾아보기도 한다. 실수를 하더라도 내용을 전달하려 애쓴다. 여러번 사용하다 보니 내가 즐거우면 상대방이 웃음을 머금고, 상대가 나를 칭찬하면 나 역시 행복한 마음을 나누고 싶게 된다.


  많은 상인들은 아침에 만나는 첫 손님을 중요하게 여기며 산다. 마치 저울질을 하듯 첫 손님을 잘 만나야 하루 일정이 좋고, 나쁨이 결정 된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렇다. 매일 기분 좋은 손님만 오는것은 아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쁜사람, 말투가 거친 사람, 물건을 훔쳐가는 사람, 시비를 거는 사람, 숙박후에 불평을 늘어놓으며 환불을 요구하는 사람, 물건을 사지도 않으면서 서비스 용품을 무수히 챙겨가는 사람 등 헤아리기 어려울 만틈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번씩 속을 뒤집어 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헤롭게 살아가야 함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다행히도 그렇지 않은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 그들이 비지네스를 활성화 시켜주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해준다. 좋고 나쁨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니, 이제는 처음 만나는 손님에게 먼저 반갑게 웃음을 건네주자 말하고 싶다. 바로 이점이 가장 부족한 우서방이기에 매일 아침 연습(?)을 하는 것이다. 만나면 잘해 주면서 전화로는 왜 그렇게 퉁명스럽게 하느냐 는 아내의 불평아닌 권면을 수없이 들으면서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미소가 번지는 아침]이 내게는 더욱 중요한 것이다. (우서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