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있는 원숭이 이야기

인간을 제외한다면 가장 지혜로운 동물이다. 침팬지의 유전자가 인간의 것과 95%일치한다는 연구결과를 접하며 새삼 5%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것이 조삼모사(朝三暮四) 일화이다. 동물 가운데 가장 영리하고 재주 있는 동물. 상대를 속이는 능력뿐 아니라 인간의 고도의 지능을 물려받은 동물.

원숭이를 옛말에서는 '잔나비'라고 했는데 잔심부름, 잔소리에서와 같이 ''은 잘거나 가늘다는 뜻을 나타낸다. 또 잔꾀, 잔재주에서 자질구레하거나 얕은 꾀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란 자질구레한 얕은 꾀를 매우 잘 부린 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동양에서 원숭이는 교활하기로 유명하며, '원숭이'라는 이름은 '영리함'이라는 것과 똑같이 쓰인다.

자연계에서의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비슷한 동물로 재능이 뛰어나고, 집단 활동, 유머, 재치, 흉내내기 등에 능하다. 동물 중에서 가장 소란스럽고 흥분을 잘하며 촐랑거리기를 잘하므로 표현력이 잘 발달해 있다.

원숭이는 유럽오스트레일리아북아메리카를 제외하고 전세계에 분포해 살고 있다. 북으로는 일본 원숭이가 살고 있고, 남으로는 거의 열대지방에 분포되어 있다. 십이지신에 원숭이가 들어 있기는 하나, 우리 나라에서 원숭이의 생태 흔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일본이 세조 12(1466)에 사신을 보내어 왕에게 원숭이를 선사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김종서가 희귀한 선물이라 하여 예찬시를 짓기도 하였다.

소수의 주장이긴 하지만, 이 땅에도 옛날에는 원숭이가 서식했을 것이라고 한다. 즉 중국에 원숭이들이 살고 있고, 바다 건너 일본에도 원숭이가 살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땅에서도 어느 시기엔가 상당기간 서식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리의 전통문화와 민속에 원숭이가 번번히 등장하는 것도 그 한 예로 본다. 그 유명한 봉산탈춤 4과장에 원숭이가 등장한다.

'잡상'은 궁궐 등 목조건축의 추녀마루에 길상과 벽사로 장식하는 선인(仙人)이나 동물상을 말한다. 남대문과 경복궁에 가면 볼 수 있다. 잡상에는 불을 제압하는 두우(斗牛, 용의 일종)를 비롯하여 뿔을 갖고 부정을 퇴치하는 해치, 비늘을 가진 압어(押漁)산예해태사자용봉(龍鳳)천마(天馬) 등이 있다. 그 기라성 같은 동물 사이에 원숭이가 버젓이 끼어 있는 것이다.

새해 들어 처음 맞는 원숭이날 상신일(上申日)엔 산에 가서 나무를 하지 않았고 나무로 집을 짓지도 않았다. 이는 원숭들이 나무 위에서 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무하려는 자들을 막기 위해, 상신일(上申日)에 칼이나 낫도끼 등을 만지면 손을 베거나 다친다고 했다. 또한 여자 대신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 청소하면 가족이 무병하다고 했다.

무리를 지어 살면서(집단생활) 특히 뛰어난 사랑으로 새끼를 품에 안고 기르는 모습에 숭고한 모성애'를 상징하는 원숭이는 세시풍속, 혼인풍속, 장례풍속, 민간의학, 조형예술 등에서 길흉(吉凶)을 예지 하는 비결이나 벽사진경의 수호신 또는 길상(吉祥)을 상징하기도 한다.

통일 신라 시대부터 등장하는 12지신상의 원숭이는 무덤의 호석이나 탑상(塔像), 부도(浮稻), 불구(佛具) 등에서, 머리는 원숭이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몸체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무기를 손에 잡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원숭이()는 시각으로는 오후 2시에서 5, 방향으로는 서남서를 담당하는 시간신(時間神)이며 방위신(方位神)으로, 이 시간과 이 방향으로 들어오는 사기(邪氣)를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청자와 백자에서도 원숭이의 생생한 모습이 보인다. 인장의 꼭지, 연적, 수적, 서체(緖締), 작은 항아리, 걸상 등에서 그릇의 모양이 원숭이의 형상을 띠고 있거나 장식 문양으로 원숭이가 나온다. 청자나 청동으로 만든 원숭이꼭지도장[猿形印章]은 쭈그리고 앉거나, 긴 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혹은 두 손을 마주잡고 있는 원숭이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를 하고 있다.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많이 닮은 영장 동물로 갖가지 만능의 재주꾼이기도 하지만, 부모 자식간의 극진한 사랑이나 부부 지간의 애정은 사람을 뺨칠 정도로 섬세한 동물이라고 한다. 원숭이의 이러한 모자(母子)간의 지극한 유대의 정을 표현한 청자원형모자상(靑磁猿形母子像)은 연적(硯滴)이나 서체(緖締), 장식품 등에서 어미가 새끼를 고이 품안에 안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또 백자 항아리에서는 원숭이가 부귀 다산을 의미하는 탐스런 포도 알을 따먹거나 포도 가지 사이로 다니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여기서 부귀 다산의 의미를 지닌 포도 알을 따먹은 원숭이는 바로 부귀 다산의 상징이요 그 기원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원숭이는 그 주제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십장생들과 등장하면서 천도를 들고 있는 장수의 상징인 원숭이, 불교 설화나 서유기와 관련하여 스님을 보좌하는 원숭이, 숲 속에서 사는 자연 상태의 원숭이 등이 그것이다. 천도복숭아를 들고 있거나 먹고 있는 원숭이는 그림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천도복숭아는 열매를 한 번 맺는데 3000년이 걸리고, 그 열매가 익는데 다시 3000년이 걸리는 나무로 장수의 상징이다. 이런 천도를 먹거나 손에 잡고 있는 원숭이도 바로 장수의 상징이며 기원으로써 그려진 것이다.

구비 전승에서는 꾀 많은, 재주 있는, 흉내 잘 내는 장난꾸러기로 자기의 잔재주와 잔꾀를 너무 믿어 제 발등 찍는 이야기가 많다. 원숭이는 실제로 우리 나라에 없는 동물이지만, 십이지신상이나 청자, 백자, 회화 등에 나타난 원숭이는 우리 나라에 실존하는 어느 동물보다도 그 형태가 잘 묘사되어 있고 그것을 통하여 원숭이가 지닌 여러 가지 상징성 암시성 등을 나타내려고 했다.

원숭이는 '원숭이도 나무에 떨어질 날이 있다' '원숭이 볼기짝 같다' '원숭이 궁둥이 빨갛다' '잔나비 밥 짓듯' '원숭이 잔치' 등으로 속담에도 등장한다.

아이들 노랫말 가운데 원숭이로 시작되는 말 잇기(끝말잇기) 놀이가 있다.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간 것은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는 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긴 것은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른 것은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은 것은 백두산, 백두산 뻗어내려 반도 삼천리.

속신으로, 원숭이를 꿈에서 보면 재수가 없다고 한다. 일부 지방에서는 원숭이라는 어휘를 금기로 하여 대신 잔나비라고 했다. 다만 흰 원숭이 꿈은 지위가 올라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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