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동양이나 서양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다른 짐승을 뒤로하고 양을 택한 것은 달을 대표하는 신(神)의 상징이며 음을 대표하는 월신이기 때문이었다.

동양문화권에서는 아직도 양의 머리가 천제에 사용되고 있다. 양은 군생 동물로서 먹이를 찾아 이동을 자주 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신석기와 중석기 시대 이전부터 이동생활을 했다. 양은 개 다음으로 가축이 된 동물이다.

인간과 양이 연관관계를 맺게 된 것은 인간이 수렵생활을 할 무렵부터였다. B.C. 6000년경 이란의 고적에서 그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 그 무렵에 이미 양젖도 이용되고 있었다. 아마도 인류가 이용한 최초의 유수(乳獸),즉 짐승의 젖은 양이었으며, 우유의 이용은 양젖에서 착상한 것으로 생각된다. 양의 털과 가죽은 옷이나 방패, 글을 쓰기 위한 양피지 등으로 이용되어 왔다. 스페인의 메리노양은 털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으로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선 고기로 유명하다.

오늘날 우리 일상생활에서 양피(羊皮)는 고급 피혁으로 장갑, 구두, 잠바, 책표지 등에 쓰이고 양모(羊毛)는 보온력이 높고 질겨 이불, 고급 양복지, 솜 대용으로 두루 쓰이는 모직물의 주원료가 된다. 양유(羊乳)는 우유에 비해 단백질, 지방, 회분이 풍부해 허약 체질인 사람에게 좋다. 이처럼 양은 털, 고기, 뼈 등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고 일상생활에 이용되는 유익한 동물이다.

양은 떼를 지어 살며, 높은 곳에 올라가기를 좋아한다. 성질은 온화하며, 풀 ․나뭇잎 ․나무껍질 등의 식물질을 먹는다. 임신기간은 147~161일이며, 한배에 1~2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다산종은 3~5마리를 낳는다. 갓낳은 새끼는 눈을 뜨고 양모상의 털이 있으며, 얼마 후 일어선다. 생후 1개월이면 먹이를 먹고, 3개월이면 이유한다. 2살이면 출산이 가능하고, 7~8년까지 번식에 이용한다.

양은 정력보강재로 쓰이며, 특히 여자에게 좋아 여자들의 보신탕으로 많이 쓰인다. 본초강목에 양고기는 중풍을 다스리고 기(氣)를 돋운다고 하였으며 한방에서 양은 양(陽)을 돋우는 식품으로 보고 있다.

양은 늑대․이리․개 등과는 대조적으로 착하고 순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양의 무릎은 털이 없고 굳은 살로 되어있다. 습생상 무릎을 꿇고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을 옛사람들은 '양도 무릎을 꿇고 어미 은혜를 안다'고 하였다. 즉 양은 은혜의 동물로 인식되어 왔다. 양의 소리를 본따서 어미를 엄마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엄마란 음메에에서 나온 소리다.

양젖은 옛날에는 널리 음용되었으나 털과 고기의 생산에 중점을 두는 최근에 이르러서는 일부 지역에서만 음용된다. 프랑스의 로크포르(Roquefort) 지방에서 만드는 로크포르 치즈는 양젖을 원료로 한 것으로 유명한데, 10세기경부터 푸른곰팡이를 사용해 동굴 속에서 숙성시켜 제조하였다.